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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갈무리

갈무리


22일은 하루 중에도 여기저기 숨어있다 아무런 귀띔도 주지 않고 나를 푹푹 찌른다.
나는 무방비로 앉아 있다가도 이따금씩 왼쪽 가슴께며 머리, 명치 따위에 드라이버라도 쑤셔진 것 처럼 훅, 훅 깜짝 놀라고 만다.
내 24일은 오늘 몇리터의 출혈을 했는가
시간에 혈관이 없어 참 다행이다

이렇게 될지를,
그렇게 되고있을 줄을 알고 있으면서도 게으르게, 똑똑하지 못하게군 탓이로다. 벌이로다. 감당해야 할 시간들이로다.

그 순간을 목격하지 않았다면 지금역시 멍청하게 그러고 있었겠지.
쉬자. 안도의 한숨을.


얌전히 앉아 비참을, 절망을, 외로움을 조용히 짓고있으면
22일은 달처럼 아무렇지 않아지고
드라이버가 들어왔다 나간 자리는 다른 흉터들이 지어질 때와 같이 살이 오르고 구멍은 메꿔지겠지.
얌전히 앉아 내것들을 완성하자. 내 할일을 하자.


*
마음에 깊이, 우물을 짓자.
"우으으, 우으으" 하고 아무도 듣지못하는 울음을내는
모두 떠난곳에 두레박도 없이 혼자남아
물이 있을지, 흙이 있을지, 시체가 썩고있을지
내려다 보다보면 몸서리처지는
괜히 내게 안겨 외로운 지하수들만 꼭 품고있는

우물을 짓자
비참과 절망, 외로움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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