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갈무리 갈무리 22일은 하루 중에도 여기저기 숨어있다 아무런 귀띔도 주지 않고 나를 푹푹 찌른다. 나는 무방비로 앉아 있다가도 이따금씩 왼쪽 가슴께며 머리, 명치 따위에 드라이버라도 쑤셔진 것 처럼 훅, 훅 깜짝 놀라고 만다. 내 24일은 오늘 몇리터의 출혈을 했는가 시간에 혈관이 없어 참 다행이다 이렇게 될지를, 그렇게 되고있을 줄을 알고 있으면서도 게으르게, 똑똑하지 못하게군 탓이로다. 벌이로다. 감당해야 할 시간들이로다. 그 순간을 목격하지 않았다면 지금역시 멍청하게 그러고 있었겠지. 쉬자. 안도의 한숨을. 얌전히 앉아 비참을, 절망을, 외로움을 조용히 짓고있으면 22일은 달처럼 아무렇지 않아지고 드라이버가 들어왔다 나간 자리는 다른 흉터들이 지어질 때와 같이 살이 오르고 구멍은 메꿔지겠지. 얌전히 앉아 .. 더보기
표현의 달 표현의 달 매달 열심히 쓰자고 약속한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또 이렇게 오랜만에 글을 쓴다. 일기나 그 흔한 SNS도 하지 않는 나는 정말 과제가 아닌 이상 글을 쓸 일이 없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내가 아직도 무척이나 어색하게 느껴진다. 한참 쫓기듯 취업에만 곤두세우던 시간이 지나고, 요즘은 나름의 안정과 여유를 찾은 것 같다. 그 덕분에 나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되었고, 또 우리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할 수 있었다. 사실 우리의 관계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저 옆에 있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고, 서로 다들 이해해 줄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내 개인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던 건 내가 생각하는 기억과 네.. 더보기
[8] 늦은 12월의 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기다림에 관해서 말하고 싶다.사실 우리는 기다림과 어울리지 않는 시대를 살아간다. 나는 너를 기다리지 않고 너는 나를 기다리지 않는다. 우리는 공백 없는 시간을 살아간다. 그래서 오 분의 공백은 지치리만큼 버겁다. 누군가 그랬다. 시간을 아껴서 남는 게 뭐냐고. 어차피 남아도는 게 시간이니 아낄 필요가 없다고.누구더라. 아무튼 우리는 분명히 많은 식으로 시간을 아껴왔다. 아직 타보지 못한 케이티엑스. 초고속 인터넷과 컴퓨터 켤 시간도 줄여주는 스마트폰. 등등. 앞으로도 내가 아닌 기술자들은 지식인들은 시간을 지배하고자 노력을 멈추지 않겠지. 다만 컴퓨터 켤 시간, 편지 부치러 가는 시간을 아껴서 우리에게 남는 시간이 있었냐는 것이다. 시간이라는 .. 더보기